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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드라마 소개
수지를 걸그룹 미스에이 비주얼 담당으로 기억하는 세대에게 그는 대체로 청초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회자된다. 여느 아이돌과 마찬가지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던 수지는 반짝반짝 메이크업에 화려한 무대 의상을 입고 윙크하는 전형적인 장면으로 남아 있다. '안나'를 보면서 수지의 아이돌 표정을 완벽하게 잊고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영화와 드라마, OTT 콘텐츠를 보는 것을 업으로 삼는 입장에서 매우 큰 수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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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플레이 오리지널 '안나'가 지난 8일 공개된 5, 6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영화 '싱글 라이더'(2017) 메가폰을 잡은 이주영 감독은 '안나'에 이르러 보는 이들에게 그만의 확고한 연출 스타일과 추구하는 그림을 확인시켰다. 미스터리 장르에서 반전을 활용하는 이 감독은 원작에 대해 직접 쓴 시나리오와 감도 높은 영상미 스킬을 절묘하게 섞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영화와 달리 6부작으로 중단됐기에 특히 매화 엔딩 장면에 깊은 여운을 주는 편집의 묘함도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다만 보는 내내 6부작 드라마 대신 100여 분짜리 영화로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초중반 구간이 가진 수준급 몰입감이 후반 들어 힘을 잃기 때문이다. 호응에 힘입어 8월 확장판 공개가 예정된 가운데 중간에 쓸데없이 느껴졌던 일부 장면과 설정에 대한 의문까지 풀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안나 드라마 캐릭터
다만 이 감독이 광고회사에 오래 가는 뒤늦게 입문한 첫 장편영화 싱글 라이더에서 무려 이병헌 공효진을 주연으로 쓰고 5년 만에 내놓은 신작에서 수지를 원톱 주연으로 만난 것은 단순한 운만은 아닐 것이다. '싱글 라이더'에 이어 '안나' 역시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을 담백하게 풀어가는 가운데 곳곳에 미스터리 스릴러 코드를 심어줌으로써 연기자 입장에서 욕심을 내도록 한 것 또한 이주영 감독의 힘이라 할 수 있다. 수지도 작품을 적당히 고를 리 없으니 스스로의 거짓말로 평생(?)을 바람 앞의 촛불처럼 흔들리며 살아야 했던 안나(유미) 캐릭터의 둥근 질감을 표현하는 재미를 노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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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으로 등장한 수지는 화면 속에서 뛰어오른다. 거리낌이나 망설임이 보이지 않는 느껴지는 것, 상상하고 해석한 감정을 과감하게 표현했다. 남편 기준 역의 김준한, 오리지널 안나(현주) 역의 정은채가 당초 자신의 몸에 맞는 옷을 입은 듯 호연한 가운데 수지의 존재감은 한 치의 뒤처짐도 없다. 배우로서 연기를 시작한 이래 사실상 가장 큰 비중의 원톱 롤을 소화했음에도 이전 어떤 작품보다도 얌전히 성숙하게 유영한다.
안나 드라마 수지
여담이지만 몇 년 전 우연히 운전하는 수지를 본 적이 있다. 청담동 어디쯤이었지만 '차를 잘 모르는' 입장에서 봐도 훌륭한 스포츠카를 탔다. 윙윙거리는 엔진음과 함께 화살처럼 가속하던 수지 스포츠카는 날렵한 움직임에 금방 사라졌다. 과감하고 화려했던 그의 운전 실력에 감탄했던 기억. 그저 소녀로만 느끼던 수지가 터프하게 드라이브하는 모습이 그때는 그냥 수다스러웠지만, '안나' 속 연기를 보면서 무릎을 '툭' 쳤다. 이번 작품에서 수지는 마치 스포츠카의 운전대를 잡은 것처럼 호기롭고 멋지게 제 역할을 했다. 내심 '너무 크고 어려운 역할을 맡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진 것을 반성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안나 드라마 주연 수지
그러고 보니 데뷔 10년을 훌쩍 넘기고 곧 서른을 앞둔 수지를 이제 더 이상 만만치 않을 것이다. 미쓰에이 활동과 별개로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크고 작은 활약을 펼쳐온 그는 어느새 훌륭한 배우의 얼굴로 대중 앞에 서 있다. 한마디로 감각 좋은 감독과 무르익어가는 배우의 만남이다. 배우 수지에게서 당당한 카리스마가 느껴진 건 처음이라 주변에 '안나'의 첫 주행을 권유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수지 드라마라고 대충 보면 혼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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